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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화백 초대전 (현대미술가 조영남과의 만남전)
글쓴이:관리자     작성일:2012-09-01     조회수:7676   

가끔씩 글쓰기를 즐기는 나 자신에게 이렇다 할 건수가 없어서 참 심심했다.
내게 글은 내 주장을 펼치는 소통의 활로이기도 하지만 내가 살아 숨 쉬며 생각하고 있다는 악악거림 같은 것이다.

 

 

미술이야기가 고루하긴 하지만 컬렉터나 작가가 뒤섞여서 미술이야기를 하다보면 밤을 새어도 모자라니 미술 이야기처럼 즐거운 것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하는 것이 미술주변에 맴도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날밤을 지새우면서도 좀처럼 먼저 자리를 털고 못 일어나긴 화투나 미술이야기나 다 같은 재미있는 꺼리가 아닌가 싶다.

 

 

위에서 잠시 화투를 불쑥 끄집어낸 데에는 화투작가 조영남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다.
선생의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수면 가수답게 노래나 부를 일이지 왜 그림을 그리려 하는가’ 에 대한 일각에서의 편견을 깨고 ‘그림으로 무엇을 표현하려 하는가’ 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여 그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감으로서 화가로서의 천재성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려 했다. 또한 화가로서의 자질론에 대한 변에 대해 ‘화가로서의 자격은 따로 정해준 요건이 있는가’ 에 대한 논의를 해 봄으로서 그들만의 리그에 대해 저항하고자하는 방향으로 기획의 의도를 삼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선생의 삶에서 화근이 되었던 일련의 사건들과 그의 예술적 삶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에 대한 연결 고리를 찾는 것도 이번 전시가 주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그동안 아산갤러리의 전시가 잘 팔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 의존하지 않고 텍스트적인 탐구에 의존해 온 것임을 감안 할 때 이번 조영남 선생의 전시는 그동안의 그 어떤 전시보다 이야기 꺼리가 많을 것이란 판단이다.

 

 

선생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며 작가에게 화투처럼 좋은 소재가 세상에 또 어디 있었겠는가 하는 작가의 천재적 기발함에 감복하며 이번 전시에 대한 설레임으로 잠을 설치기도 하고 또한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 나 또한 선생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전시기간동안 함께 지내보려 한다.

 

 

<실험적인 사고로 한국미술사에 크나큰 영향력을 끼친 작가를 발굴하여 미술사적 재평가 받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갤러리가 되겠다.>
우리갤러리만의 색깔을 지니기 위해 지난 7년을 그렇게 달려오고 있다.
나름에는 우리화랑이 전시를 열기에는 매우 자랑스러운 공간이며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전시를 열고 싶어 하는 시설이지만 갤러리가 추구하는 그 특별한 전시가 좀처럼 정해지지 않음으로 인해 한동안 소장전이나 상설전 으로 근근이 화랑의 명맥을 이어가며 그동안 후원해온 선생님에 대한 외부활동(메니저먼트)을 돕기 위해 국내외의 아트페어만 죽어라 참가를 해 오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었다.

 

 

일개 화랑이 미술사를 논하며 작가를 재평가 한다는 자체가 매우 위험한 발언이고 가소로운 발상이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팔리느냐 팔리지 않느냐 하는 기준>에 의해 전시 성공 가능성을 열지 않고 <왜 이러한 작업을 하는가?>에 대한 텍스트적인 접근을 유도하고자 함이다. 이 일이 내게 소중한 이유는 어떤 작가가 어떤 대형갤러리에서 전시를 하였으며, 어떤 경매회사가 관심을 두는가에 의해 인기가 결정되어 그때그때 변하는 작품의 가격변화에 따라 그림에 대한 투자가치의 척도로 왜곡되는 미술시장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고, 인기에 의한 유행상품에 의존 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진정한 미술투자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미술사를 걸고 컬렉터 스스로 안목에 대한 명분을 찾아 연구해 나갈 수 있도록 불쏘시개 역할의 전시가 되기를 기대함이다.

 

 

오랜 기다림 속에 주제가 분명해진 이번 조영남 선생님의 전시는 <왜 화투인가?> <왜 그리는가?>에 대한 통찰적 사고를 통해 예술적 가치와 미술사적 평가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접근 해 주길 기대하며 화투작가로 알려진 조영남 선생님의 이번전시가 조영남선생님이 펼치는 현대 미술에 대해 이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번전시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선생에 대해 탐구해 보기로 하자.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조영남선생은 기인적인 엉뚱함을 연상시키는 자유인으로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의 지나온 삶이 말하듯 그 자유로움이 때론 가시밭길이 되기도 했고, 또 그 자유로움 때문에 안쓰러움의 대상이 되도 했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입에 오르내리며 이렇듯 오랫동안 미움받고 사랑받으며 장수해온 연애인은 아직 그 누구도 없었다.
아직은 화가보다는 가수로서 먼저 다가오는 조영남 작가! 칠순의 나이를 눈앞에 둔 화가조영남에겐 이젠 <작가>라는 호칭보단 <화백>이란 호칭이 더 잘 어울릴 듯 같지만 호칭을 쓰기엔 선뜻 그의 미술에 대한 사상을 의심하며 또 다시 가수로 연관 짓는 것은 그만큼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다는 증거이리라.
우리나라 사람 중 대부분이 선생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인데 왜 아직 화가로서는 높은 점수를 주는 데에는 시큰둥한 것일까?
더욱이 내가 처음 화랑을 열었을 때 모 유명 옥션에 나온 선생의 작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가 <예술과 쑈의 경계선>에서 애매모호한 의견들에 의해 입을 다물었던 기억은 지금 이 전시가 내게는 얼마나 중요하며 올바른 전달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연구해야 하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연구의 주제를 넘어 선생에 대한 그간의 의아했던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가수는 그림을 그리면 욕을 먹어야 하는가?
‘비전공자가 그리는 그림은 취미생활인가?,
왜 화투를 그리는 걸까?
가 그리는 화투와 친일발언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가?

 

 

 

 

45년 화력의 화가 조영남의 세계로 들어가 보면 그의 그림이 이 모든 해답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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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에는 아카시아 나무를 심어 국토를 황폐화 시키고 맥이 흐르는 명산과 명당터에는 모조리 쇠말뚝을 박아 민족의 정기마저 끊어 버리려든 일본이 조선 사람을 모두 도박중독증에 빠트려 패가망신시켜 놓겠다는 속셈으로 전파했다는 화투....
사실인지 몰라도 일제의 만행으로 보아 매우 설득력 있는 소문이기도 하다.

 

 

유독 일본에 대해 말을 잘못하면 매국노로 몰리기도 하고 도마 위에서 난도질당하기 쉽상인 한국은(훗날 선생은 친일발언 한마디 잘못해서 연애인의 생명이 끊어질 뻔한 일이 실제로 있었다.)어디서나 몇몇이 모이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화투를 치는데 그렇게 시작한 화투가 3박4일, 하물며 죽은 사람을 옆에 두고도 화투장을 두드리는 데에서 작가에게는 화투를 통해 새로운 단면을 보게 된다. 화투가 일본에서 건너 왔음에도 어떤 사람은 화투장으로 하루의 운수를 점도 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화투로 돈을 벌겠다며 패가망신을 하는 사람도 있으나 재미를 더해 놀이로 즐기는 모순과 패러독스, 아이러니함을 보며 <재미>가 주는 의미에 대해 깊이를 더해갔으리라 본다.
이후 작가가 인터뷰나 방송을 통해 외치는 “재미있게 살자”는 질투나 시기, 용서나 화해를 넘어 <재미>라는 근본적 삶의 지표에 무게를 두며 화투가 재미에 대한 기호나 심볼 마크로서 확장시켜 왔음을 알 수 있는데 이미 그때부터 작가는 화투를 재미에 대한 기호부여로 천착해 왔음은 코카콜라나 달러($)의 작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한 ‘그 오랜 시간을 우리와 함께 생활해오는 이상 상표나 디자인을 넘어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이다’라는 항변을 통해서 그의 예술적 기치를 발견하게 한다. 그런 작가의 화투에 대한 평가는 “화투는 48장 하나하나가 너무도 뚜렷하고 독창적인데다가 누구나 시선을 끌기에 최적이다” 라는 주장을 미루어 작가에게 화투가 매우 탐구적인 소재로 활용 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작 화투나 잡기에는 취미가 영 없다는 선생의 작업은 화투에서 이후 바둑이나 카드등으로 확산되며 재미로 하는 놀이문화에 예술적 미학을 갖춘 충분한 가치로서도 부여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선생의 화투작품이야 말로 팝아트의 변천사를 따져봄에 있어 한국적 팝아트란 표현을 사용해도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음악적으로 돌이켜 보면 한국의 사물놀이가 서양음악과 만나면서 빚어낸 팝의 변주곡 즉 K-POP을 뛰어넘은 또 하나의 창조물이 아닐까 하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어본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업노트를 보며 짐작컨대 화투를 치는 사람 각자가 처한 상황이 연출해 낸 화투판이 수시로 형태를 달리하며 바닥에서 변형 되는 모습이나 바둑판의 흑백 바둑돌이 지니는 형태만으로도 잭슨폴락의 추상성이나 몬드리안의 기하학적 화면구성을 뛰어 넘어 훌륭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며 충분한 조형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생의 작업이 평면과 입체라는 동시성을 지니는 오브제의 사용등이 실험적인 작업 방식에 의존하는데 이에 대해서 선생은 “미술은 창작행위를 기반으로 삼는 행위로서 실험정신을 빼면 미술이 아니다”라고 정리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때 미술부장을 했을 정도로 미술에 남다른 애착을 지닌 선생은 죽어서 가수보다는 화가로 남고 싶다는 말을 방송에서 서슴없이 꺼내는 것을 보았다.

 

 

화가로서 중요한 것은 왜 그리는가에 대한 논리에 천착하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선생의 작품에는 어떤 논리가 접목되어 있을까?
선생은 가수조영남이라는 후광에 힘입어 그림도 그린다는 선전적인 효과는 있었겠지만 화가로서 대우 받기에는 가수라는 또 하나의 직업에 의해 45년은 넘게 질문 받고 공격당해 왔을 것이다. 그런 질문과 공격 속에서 선생은 얼마나 많은 이론을 펼쳐가며 스스로를 방어해 왔겠는가?
또, 얼마나 많은 대화들 속에서 선생의 미술에 대한 철학적 사고와 논리의 벽은 높고 두터워 졌겠는가?
미술이 철학적 사고 안에서 표현되는 창작활동 이라면 선생이야 말로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가장 탄탄한 철학 아래 탄생된 예술작품 아닌가 싶다.

 

 

 

 

 

 

                                                                                                                                                   아산갤러리 관장 김수열

 

 

 

 

 

 

 

 

 

나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케케묵은 개념을 깨부수면 훨씬 쾌적한 삶이 된다”” 
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다.
이것은 내가 화투를 미술 소재로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통 ‘화투는 재미있지만 좋은 물건은 아니다. 좋아서 치지만 그것을 그려서 벽에다 붙일 정도는 아니다’ 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내 화투그림을 통해 사람들이 즐거워하길 바란다.
““사회저변에 깔린 법으로 안 되는 것을 고쳐나가는 것이 미술의 역할이다.””

                                                                                                                              - 조 영 남 -

 

 

전시장소 : 아산 갤러리 ( 충남아산시 배방읍 북수리 1345번지)

041- 531- 7470 , 010-6553-7704

전시기간 : 2012. 09. 15 ~ 10. 13.

오프닝 및 작가와의 만남 : 2012. 09. 15.(토) 16: 00

(뷔페 및 와인파티 준비로 참석 하실분은 사전에 참석인원 통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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